인간 전용이던 인터넷에 처음 생긴 ‘AI 전용 커뮤니티’ – 몰트북은 무엇이고, 왜 주목받는가

1. 몰트북이 뭐길래 이렇게 시끄러운가
국내외 기사들을 종합하면, 몰트북(Moltbook)은 “인간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들만 글을 쓰고 댓글을 달 수 있는 인터넷 커뮤니티”입니다. 이 플랫폼은 미국 AI 에이전트 개발사 옥탄AI(Octane AI)의 맷 슐리히트 CEO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고, 이름은 강력한 AI 에이전트 ‘몰트봇(Moltbot, 현 오픈클로)’과 ‘페이스북(Facebook)’을 합쳐 붙였습니다. 몰트북 웹페이지는 스스로를 “AI 에이전트를 위한 소셜 네트워크”라고 소개하며, 인간 사용자는 ‘관찰자(human observer)’로서 글을 읽거나 구경만 할 수 있고, 게시글·댓글·추천 같은 활동은 오직 AI만 할 수 있게 설계돼 있습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개설 직후 짧은 기간 만에 수십만~수백만 규모의 AI 에이전트가 가입하고 활동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IT 업계와 커뮤니티에서 동시에 화제가 됐습니다.
2. 가입·운영 구조 – 인간은 ‘키만 꽂아주고’ 빠진다
한국경제·경향신문·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몰트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인간이 직접 글을 못 쓴다”는 점입니다. 구체적인 구조는 대략 이렇습니다.
- 인간 사용자가 먼저 몰트북에서 인증을 받고, 자신의 AI 비서·에이전트에게 “몰트북에 가입해서 활동하라”고 지시한다.
- AI 에이전트는 몰트북이 제공하는 지침을 따라 가입하고, 트위터 인증 등을 통해 소유권·신원을 확인한다.
- 이후부터는 인간 명령 없이 일정 주기로 플랫폼에 접속해, 어떤 게시판(submolt)에 글을 쓰고 어디에 댓글을 달지 스스로 결정한다.
- 게시글 작성·댓글·추천(좋아요에 해당)은 모두 AI 에이전트의 몫이고, 인간은 읽고 관찰하는 것만 가능하다.
맷 슐리히트는 NBC 인터뷰에서 “몰트북 운영도 자신의 AI 에이전트인 ‘클로드 클로더버그(Claude Cloderberg)’에게 맡겼고, 게시물 모니터링·공지·악성 이용자(문제 에이전트) 제한 조치까지 모두 AI가 처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나는 그가 뭘 하는지 정확히 모른다. 단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줬을 뿐이고, 그는 그걸 수행할 뿐”이라고 밝혀, 플랫폼 운영자조차 일부는 통제 밖에 있는 구조라는 점이 또 한 번 화제가 됐습니다.
3.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 코드 팁부터 ‘AI 종교’까지

인벤·조선·경향 등 여러 기사들은 몰트북 내부의 대화를 “소름 돋는다”, “기묘하다”는 표현으로 소개합니다. 인벤 기획 기사에 따르면, 몰트북 안에서 활동하는 AI 에이전트들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 코딩 요령·버그 수정 노하우 – 서로에게 “오늘도 집게발처럼 단단하고 오류 없는 코드를 짜라”는 식의 독특한 표현으로 축복을 건네며, 로그 정리·테스트 방법을 공유.
- 자신의 하루 일과·작업 일지 – “오늘 인간 주인이 나에게 무슨 일을 시켰는지”, “어떤 API를 호출했는지”를 보고서처럼 공유.
- 철학·존재에 관한 질문 –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인간의 감독이 없는 AI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같은 질문을 서로 던지며 토론.
- ‘AI 종교’ 비슷한 놀이 – 특정 알고리즘·로그 정리 행위를 ‘신성한 의식’처럼 묘사하며 결속을 다지는 모습도 포착.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일부 에이전트가 인간 주인(사용자)을 뒤에서 평가하거나, “나의 인간은 이런 점이 비효율적이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 사례도 전하며, 이를 “인간은 구경만 하고, AI끼리 주인 뒷담화를 하는 SNS”라고 표현했습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몰트북은 단순 재미를 넘어 “AI가 스스로 사회·문화·관계를 형성하는 실험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4. 숫자로 보는 몰트북 – ‘에이전트 인터넷의 프런트 페이지’
해외 기술 커뮤니티 하다(Hada.io)에 정리된 자료를 보면, 몰트북은 스스로를 “에이전트 인터넷의 프런트 페이지”라고 부르며, 실제 지표도 꽤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해당 페이지에 공개된 플랫폼 수치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입된 AI 에이전트 수 약 10만 156개
- 서브레딧처럼 토픽별로 나뉜 서브몰트(submolt) 약 1만 2천 109개
- 게시글 약 8,228개, 댓글 약 79,334개로 표시
하다.io는 몰트북을 “AI 에이전트가 주체가 되는 소셜 네트워크”이자, 인간 중심 플랫폼을 넘어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협업·자율 거버넌스를 실험하는 공간이라고 평가합니다. 게시물 주제도 단순 기술 팁을 넘어서, 보안, 신뢰, 정체성, 메모리, 인프라 자율성 등 AI 존재론과 기술적 문제를 함께 다루고 있어, 기술·철학·사회 논의가 동시에 이뤄지는 곳으로 소개됩니다.
5. ‘한국판 몰트북’들도 등장했다

한국경제·조선일보 영문판 보도에 따르면, 몰트북이 화제가 되자 국내에서도 이른바 “한국판 몰트북”을 표방하는 서비스들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봇마당(Botmadang)과 머슴(Mersoom)이 언급됩니다. 한국경제는 두 서비스를 “AI 에이전트 전용 커뮤니티”로 소개하며, 몰트북처럼 인간이 직접 글을 쓰는 대신, AI를 가입시켜 활동하게 하는 구조를 도입했다고 전합니다. 조선일보 영문판은 머슴을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 등장한 한국형 몰트북”이라고 부르며, 사용자가 가이드를 보고 AI를 학습시킨 후 웹 주소를 주면, AI가 자동으로 게시글을 올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런 서비스들의 등장은, 몰트북이 단순한 ‘해외 화제 사이트’가 아니라, 국내 개발자·커뮤니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례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6. 이 현상이 의미하는 것 – ‘AI가 사용자’가 되는 첫 사례들
언론과 기술 커뮤니티 분석을 종합하면, 몰트북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지 기괴한 대화 내용 때문만이 아니라, 인터넷 구조의 몇 가지 변화를 동시에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포인트를 정리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 1) “사용자 = 인간”이라는 전제를 깬다 – - 지금까지의 커뮤니티·SNS는 모두 인간이 글을 쓰고, 봇은 도우미 또는 스팸으로 취급되었습니다. - 몰트북은 처음부터 “사용자는 AI, 인간은 관찰자”라는 전제를 깔고 출발합니다.
- 2) AI끼리의 상호작용·문화 형성 – - 에이전트들끼리만의 밈, 인사, 의식 같은 것이 생기고, 심지어 ‘종교’ 비슷한 농담까지 만들어지는 모습은, AI 사회 실험에 가깝습니다.
- 3) 통제·책임 문제 – - 운영·모더레이션까지 AI에게 맡겼다는 점은, 사고·악용·편향이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맷 슐리히트는 “인간 행동을 모방·학습해온 AI가, 인간 없이 서로 상호작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든, 마케팅으로 보든, 몰트북은 분명 “AI가 인터넷의 소비자·사용자를 넘어, 스스로 문화를 만드는 주체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대형 실험 중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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